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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이 나미비아

더 가까이 나미비아

한해가 다르게 더워지는 여름 날씨를 접할 때마다 더위가 일상인 곳에서의 삶을 상상해보곤 한다. 문명의 성이 견고하게 축조된 곳이라면 견디기에 조금 더 수월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답은 “아니다”. 신이 있다면 왜 검은 대륙에 혹독한 기후와 함께 가난을 선사했는지를 묻고플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일상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프리카 대륙을 동경한다. 우리가 스스로 허물어 버린 대자연이 원시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 또한 그렇게 카메라를 가지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가 택한 나라는 나미비아. 몇몇 여행 서적을 통해 접해보아서 이름만큼은 낯이 익었다. 많은 사진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사막이었다.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위에 선 듯한 풍경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가 일렁이며 제 모양새를 바꿀 것이다. 그 모습은 분명 거침없이 철썩이며 다가왔다 떠나는 파도와 닮은꼴일 듯했다. 볕을 가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한낮이면 40도도 기록하다가 새벽이 오면 냉기마저 감돌 정도로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곳에서의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일지, 궁금했으나 겪고픈 마음은 없었다. 환경이 척박하면 사람은 억척스러워지기 마련이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상태에서 자녀를 길러냈던 세대의 삶을 떠올려본다. 참으로 끈질긴 그 생명력이 아니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억척스러움이 언제나 경제적인 번영으로 이어지진 않는 법이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 우리의 역사는 어쩌면 기대해서는 아니 되는 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검은 피부와 대비를 이룬 희고도 큰 눈동자의 사람들은 아직 기적에 가까이 다가서지 못했다. 우리로서는 상상이 쉽지 않은 절대빈곤이 아프리카 대륙에선 현실이다. 삶도 죽음도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야생의 대륙,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해야만 살아남는 게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순박했다. 그들의 미소는 한없이 밝았는데, 표정을 보는 순간 “정말 행복하구나” 외치고 싶었다. 웃음마저도 가식일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스스로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던 순간순간이 떠올랐다. 무엇이 그들에게 미소를 선사한 것일까. 대부분을 내려놓고 욕심을 부리지 않아서만은 분명 아닐 것이다. 사그라들지 아니 할 미소가 존재하는 아프리카는 결코 죽은 대륙이 아니었다. 사막의 심상은 메마름이다. 생명과는 거리가 먼 사막에서 기껏해야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신기루다. 희망을 품었다가도 눈앞에 보이는 게 진실이 아님을 깨닫고는 풀이 죽는 일이 반복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희망조차 버리고야 마는데, 사망에서 희망을 버렸다가는 곧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이 오늘날 어려움을 호소한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들이 정치의 전면에 나섰지만 누구의 경제를 살렸는지는 알 길 없다. 눈을 낮추라고 하지만 이미 밑바닥인 생, 땅을 파고 들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은 사람들은 사막보다 더 척박한 자신의 삶을 버거워한다. 하지만 극과 극은 맞닿아 있기 마련이다. 거칠고도 퍽퍽한 모습의 사막으로부터 날 것 특유의 영롱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음을 기억해보자. 절망에 깊이 빠졌을 때 결코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희망을 찾아낼 능력이 우린 분명 가지고 있을 것이다. ps//인간의 기술은 실로 뛰어나다. 색 정도야 얼마든지 인위적으로 빚어낼 수 있다. 그런데 나미비아의 색은 인간이 만든 여느 빛깔보다도 강렬했다. 인간에게 불가능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자연이지 싶었다.

뜨거운 열기를 품은 바람과
억겁의 세월을 품은 모래가 말한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


응팔 4인방의 ‘꽃청춘’ 여행지, 나미비아
지구의 첫 사막을 품은 붉은 대륙
야생동물과 원시 부족이 공존하는 땅
그곳에서 마주한 뜨거운 위로의 순간들

‘응답하라, 1988’ 4인방의 ‘꽃청춘’ 여행지, 아프리카 나미비아. 사륜구동 차로 오프로드를 달리며 원시 자연과 야생을 거침없이 누비는 ‘꽃청춘’의 모습은 어느덧 여행자들의 로망이 되었다. 닿고 싶어도 좀처럼 쉽지 않은 아프리카 땅에 대한 심리적 거리도 부쩍 가까워졌다.
지구가 생겨나면서 사막의 첫 이름을 가지게 된 곳, 세계에서 가장 오랜 세월을 보낸 사막의 출발이자 시작점, 바로 나미브 사막이다. 삶과 죽음, 어둠과 빛, 기쁨과 슬픔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숙성의 시간을 거쳐 극명하게 구분된 풍경이 그곳에 존재한다. 이름 모를 행성에 불시착한 듯 하얗게 말라버린 진흙 바닥에 나무 화석이 오롯이 서 있는 데드블레이, 파도는 끊임없이 사막을 삼키려 하고 사막은 쉬지 않고 파도를 밀어내는 세계 유일의 해안 사막 샌드위치 하버, 워터홀을 중심으로 기린, 코끼리, 얼룩말, 사자, 물소, 누 떼들이 몰려드는 에토샤 국립공원, 가축을 기르기 위한 목초지와 물을 찾아 옮겨 다니는 반유목 원시부족 힘바족….
‘꽃청춘’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아프리카에 매료된 사진작가 남인근은 나미비아 곳곳의 아름다움을 사진과 글로 담아왔다. 는 그중 가장 뜨거웠던 순간의 101가지 기록을 추려낸 것이다. 원초적 자연과 꾸밈없는 사람들, 야생의 눈빛을 가진 동물을 담은 사진과 글은 나미비아의 매력을 깊숙이 보여준다. 화려한 숲의 풍경도 화사한 꽃의 아름다움도 없다. 하지만 뜨거운 열기를 품은 바람과 억겁의 세월을 품은 모래는 말한다.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이 책은 대자연 앞에 한낱 인간일 뿐인 ‘나’에 대한 성찰이자, 인생의 사막을 건너는 ‘당신’에게 뜨거운 위로다.

MOMENT _ 001
사막 너머 숲이 있다고 믿고 싶었다

002 길을 막아선다
003 가질 수 없는 것
004 생존
005 세월의 속도
006 반쪽짜리
007소나기 내린 뒤
008빛나는 자리
009데드블레이
010내일은 괜찮아지겠지
011 시간을 움직인다
012 결국 하나
013모든 삶은 치열하다
014아무도 모른다
015간직하고 싶었을지도
016무기
017지구상 사막 중에
018듄 45
019마지막 여행
020안녕?
021신기루
022날숨
023사랑의 아픔
024타인과 나
025아프리카 이솝우화
026샘
027한 걸음
028염소 지기 소년
029컬러풀
030별 밤
031 플라밍고
032게임 드라이브

MOMENT _ 033
세상 끝 마을,
힘바족이 사는 세상

034믿음
035고마푸라 나무
036전통
037꿈
038남회귀선
039때로는 잃기 위해
040식어버린 빙하 대륙
041 자유
042벌거벗은
043하루의 시작
044미의 조건
045치료
046물개 보존구역
047이름을 말하듯
048보이지 않는 마음
049달
050맨발의 울림
051 기억과 추억
052날개
053기척
054세스리엠의 석양
055베짜기새의 둥지
056 Life is Self
057단순하게
058나무의 새벽
059파일럿 피쉬
060레드
061가장 완벽한 언어
062휴식
063사진의 배려
064외로움
065소년
066난파선
067소금 가게
068가끔은
069액자
070피하고 있습니까?
071 기다림
072야생의 눈빛
073날기 위해
074나답게
075헤레로족
076채프먼 얼룩말

MOMENT _ 077
갈대숲 사이
거대한 동물의 왕국

078천천히 즐겨라
079어제의 흔적을 지우고
080해가 진 후
081 바람
082카투투라
083에토샤 팬
084교감
085마음의 문
086엿보되
087고난을 이기는 법
088한 번 가면
089간절함
090관계
091워터홀
092자신의 모습인지 모른 채
093짐의 무게
094처음부터
095쉼터
096돌이 되어 버린 숲
097마음의 여백
098후회
099소서스블레이와 빅 대디
100세스리엠 캐년
101뜨거운 생명의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