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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드리드 할머니와 밤


숲노래 그림책그림책시렁 419《힐드리드 할머니의 밤》첼리 두란 라이언 글아놀드 로벨 그림정대련 옮김시공주니어1999.5.20. 우리는 목소리를 냅니다. 할 말이 있거든요. 우리는 목소리를 감춥니다. 할 말이 없어요. 하고픈 말이 있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면, 저한테 이바지하니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고픈 말이 없어 목소리를 감추는 사람이 있고, 저한테 돈·이름·힘이 안 되니 목소리를 막는 사람이 있어요. 언제 어느 곳에서 목소리를 내느냐를 들여다보면, 이이가 참인지 거짓인지 환하게 드러납니다. 《힐드리드 할머니의 밤》을 읽습니다. 왜 ‘힐드리드’일까요? 영어로 ‘Hildilid’인데요? 아리송합니다. 옮김말도 그닥 알맞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할머니가 밤하고 노는 몸짓을 지켜보면서 ‘아, 할머니는 낮에 놀기보다는 밤에 놀기를 즐기네’ 싶습니다. 밤이 싫다고 말하면서도, 밤은 안 쳐다보겠노라 외치면서도, 막상 밤이 되면 밤하고 툭탁거려요. 할머니는 밤한테 끝없이 말을 겁니다. 말을 걸다가 주먹도 흔들지요. 숨기지 않습니다. 감추지 않아요. 고스란히 온힘을 다 하고 온마음을 보여줍니다. 밤은 할머니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곰곰이 보면 ‘밤이야말로 할머니하고 부드러이 놀다가 할머니를 살살 달래면서 새벽녘에 곱게 재우’는 셈이지 싶어요. 뭐, 아침이나 낮에 놀아도 좋지만, 우리는 다 다른 숨결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ㅅㄴㄹ.#HildilidsNight #CheliDurnRyan #ArnoldLobel.
밤을 싫어하는 할머니 힐드리드는 밤을 몰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밤은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는다. 밤새도록 밤과 씨름하다가 아침이 밝아올 무렵에야 할머니는 잠이 든다. 그리고 낮이 끝나고 어둠이 내리면 깨어난다. 그래서 언제나 할머니는 밤말고는 대할 수 없다.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밤은 물러나고 없을텐데, 어리석게도 할머니는 밤을 쫒아내는 일에만 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