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겐 해마다 2월말~ 3월이 되면 새로운 학년에 대한 기대감과, 친했던 친구와 헤어지는 아쉬움이 함께 한다. 꼭 정기적인 시기가 아니라도 어느날 갑자기, 친했던 친구가 멀리 전학을 간다면 그로 인해 큰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 어른도 인연을 이어가던 사람이 멀리 떠나게 된다면 가슴 아프고, 극복하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리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친한 친구 사이인 마이아와 산티는 산티의 이사로 인해 헤어지게 된다. 아주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 산티가 그리운 마이아의 가슴엔 큰 구멍이 남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산티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지듯 구멍은 더 커지고, 더 짙어진다. 그러던 마이아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고, 구멍은 점점 옅어진다. 그렇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 구멍은 마이아가 산티를 기억하는 자리이다. 헤어져도 사라지지 않고, 친구와의 행복했던 기억은 여전히 맘 속 공간에 자리한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알려준다. 언제까지 아파할 필요 없고, 새로운 인연이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 해주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읽어주며, 나 또한 헤어졌던 많은 친구들을 떠올렸다. 헤어지는 과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새로운 만남이 인연이 되어가는 것도 진행 중이다. 누구나 헤어질 수 있다고, 그렇다고 친구 사이가 끝나는 건 아니라고 위로해 주는 책이다.
익숙한 세상과 헤어지고 나서, 비로소 아이들은 자라기 시작합니다아이들에게 경험은 중요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계단처럼 한 단계 한 단계 밟고 올라가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경험은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던 세상이 낯설게 변하게 되면, 아이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항상 함께하던 친구와 헤어졌을 때처럼 말이죠. 친구와 헤어져도 는 아이가 친구와 헤어지면서 마음 아파하고, 고민하고, 극복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마이아는 친구와 헤어지는 아픈 경험을 합니다. 그런데 헤어짐이라는 경험은 뜻밖에도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고, 새로운 취미가 생깁니다. 그리고 친구와 헤어져도 우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그렇게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비로소 자라기 시작한 마이아처럼, 아이들은 어제의 세상과 헤어지고 나서 더 넓은 오늘의 세상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