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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9권

시월도 가고 십일월의 중순, 찬비가 내리면서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바람에 따라 미루나무의 노란 잎새들이 눈보라처럼 흩어져 날아내리곤 했는데 해가 떨어지면서 한층 바람은 드세어졌다. 초겨울의 짧은 해는 창가에 비치는 새 그림자와도 같이 저녁을 먹었는가 했더니 어느새 사방은 캄캄, 칠흑 같은 더움에 마을은 휩싸였다. 나뭇가지를 흔들고 길을 쓸어가는 발마소리만 들려왔다. 비는 멎은 듯했다. 집집마다 목마름과도 같은 등잔불이 켜지고 다그쳤던 추수기를 보낸 느긋함이 없지는 않았으나 초저녁부터 자리에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배추 뿌리, 고구마 같은 것을 삶아놓고 그것으로 둴 찬 배를 채워가면서 마음아낙들은 목화씨를 지치지도 않고 발라내는가 하면 눈만 흘겨도 찌어질 것 같은 헌 옷에 무를 대어 깁기도 하고 소반을 들여다 놓고 콩나물 콩을 고르기도 하면서 식구 없는 사람은 홀로 한숨 쉬기, 식구 많은 사람들은 이웃얘기며 지나온 얘기며, 그날이 그날인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토지 19권 서두 중 - 명희에 대해 얘기하려 했는데, 토지 인물 사전에 안 나오는 걸 보아 그닥 중요한 인물 같지는 않다. 근데 왜 이렇게 자주 나오지...! 알 수 없는 사고..알 수 없는 토지...미궁 속으로....나의 삶도 미궁 속에 빠져 있다. 할 거리는 많은데, 오늘은 편안히 쉬고 싶어서...그래서 미궁이다...! 토지가 끝나가는 어느 시점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그때 나의 삶은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을까.... 

박경리 토지 , 그 거대한 서사의 결정판을 만난다! 박경리의 펜 끝에서 태어난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 아름답고 생생한 언어.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이 일렁였던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격동의 반세기,백정에서 양반까지 온갖 군상들이 보여주는 참다운 삶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번 마로니에북스판 토지 는 토지 출간 이후 43년 동안 연재와 출판을 거듭하며 와전되거나 훼손되었던 작가의 원래 의도를 복원한 판본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박경리는 토지 의 작가로 불린다. 토지 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토지 는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크기만 해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 에 담겨 있다. 토지 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 라 할 수 있다. 토지 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토지 로 태어났다. 국내를 넘어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국외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토지 에 대한 재조명은 당연히 예정되어 있던 수순이라 하겠다.

제 4 편 순결과 고혈
2장 독아(毒牙)
3장 청춘의 향기
4장 만 리(萬里) 길을 오가며
5장 평사리의 어둠
6장 밤새와 억새풀

제 5 편 빛 속으로!
1장 대결